치아카나)
원래. 물 속에 있으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 그저, 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눈을 감으면 일렁이는 형체들에 한번 웃어주고.
그리고 잠이 들어버린다. 가장 조용하고 가장 포근한 안식처의 속에서 잠이 들-
"카나타!"
소리가 새되게 귓전을 후려치면서 몸이 뭍으로 끌려나왔다. 눈을 천천히 뜨면 아플정도로 강한 햇빛에 인상을 찡그렸다. 와하하- 하는 웃음소리는 귀에 익은 동기의 목소리였다.
"일어나. 물속에서 잠들어버리다니. 잘못하면 위험하다고?"
"... 좋은 하루에요, 치아키."
"응! 오늘의 아침 온도는 영상 7도! 강수확률 20%! 구름 약간! 낮 최고 온도는 19도라고 그러더군!"
기상청이라도 되는 듯이 오늘이 날씨를 신나게 읊는 정열의 붉은 남자, 모리사와 치아키는 고개를 한번 크게 끄덕이고는 힘을 줘 카나타를 분수대 밖으로 끄집어내었다. 잔뜩 젖은 옷에 몸이 무거울텐데도 아랑곳 않았다.
"오늘! 유성대의 색을 구하러 갈 거야!"
"오늘요?"
"응! 신입생들 중 유성대에 어울리는 색을 가진, 셋! 그리고 다섯이서 다시 유성대가 되는거야!"
우하하하!!!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저 태양같은 시선이, 따갑다. 카나타는 온화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오늘은, 모리사와 치아키와 신카이 카나타가, 새로운 색을 만나는 날.
두근두근. 심장이 터져나갈 듯이. 물속의 포근함과는 다른 감각이, 신카이 카나타를 물들였다.
손을 내밀어준, 저 남자에- 오늘 하루도 신비한 푸름이 함께하기를. 오늘도 레드와 함께 달려갑니다, 유성대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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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