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st/外

테쿠로) 용의 신부, 그대

0117 2016. 7. 30. 18:42

“으아아아!!!!! 시노부!!! 좌회전이야아아아악!!!!!”


타카미네는 부들부들 떨며 입을 꾹 다물고 안전벨트를 쥐었고, 나구모는 비명을 지르며 인간 네비게이션 역할을 했다. 하여간 엑셀만 제대로 밟았다 하면 미친 듯이 질주하는 본능, 어쩌지를 못해애애애!!!!


“천천히 밟아!”


작년에도 그랬었다. 그땐 출근이 아니라 퇴근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모리사와가 최대한 빨리 복귀해야한다는 말에 바로 다른 길로 빠져 170km/h까지 밟았었다. 인간이 내는 속도가 아니라며 울상이던 타카미네와 처음으로 차멀미를 겪은 테토라는 복귀와 동시에 리더인 모리사와에게 폭풍같은 원망을 토로한 적이 있다. 모리사와도 어쩔 수 없었다며 사정을 설명했고, 이해했지만(그게 더 슬프다.) 그래도 이왕이면 퇴근 전에 해주면 좋잖아!


“곧 빨간불인데에에에에!!!”

“시끄럽소.”


졸자는 목적지까지 그대로 밟는 것이 임무요. 대장공께서 긴급이라고 하지 않으셨소? 센고쿠는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이미 계기판은 160km/h를 찍었다. 흐아, 이러다가 진짜 사고 나면 어쩔검까?! 나구모는 비명을 질렀다. 오래 알았어도 이런 공포는 사절임다! 빨간불이 되려는 찰나, 고속으로 지나간 차는 금세 목적지까지 왔다.


“브레이크으으!!”

“싫소.”

“과속딱지만 서너 번 뗐을 거야!”

“알고 있소.”


졸자는 대장공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소. 그럴 리가 없잖아!!! 물론 해주겠지만!!!! 나구모는 비명을 지르면서 손잡이를 꽉 잡았다. 그런 나구모를 흘끗 보던 센고쿠는 엑셀에서 발을 떼었다. 왠지 박을 것 같은데! 이거 미도리군 차잖아?!


“시노부 진짜 박을 것 같은데!”

“시노부군! 사고는 조수석이 더 많이 남다아아!! 죽는다니까!!!”

“하.”


시노부는 브레이크를 발로 누르면서 핸들을 세게 돌렸다. 현실에서 드리프트 별로 안 좋아한다니까! 내 차 타이어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어! 타카미네는 눈을 질끈 감았다. 박는다. 이건 진짜 박아. 우린 죽을 거야. 나도 죽을 거야. 아, 이건 의외로 좋은 것 같…….


“……. 도착이오.”


센고쿠는 양 손을 맞부딪혀 짝! 소리를 내었다. 혼이 반쯤 빠진 나구모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타카미네를 바라보던 센고쿠는 유려하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먼저 내렸다.


“…….”

“…….”

“하아…….”

“이럴 때는 그냥 내가 운전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타카미네는 죽고 싶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운전 한번 잘 하는 건 좋은데 긴급만 뜨면 폭주기관차가 따로 없다.


“…….앞으로 출퇴근은 시노부에게 맡기지 말자.”

“그러자.”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인간의 퇴근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이거든. 센고쿠가 밟아야 집에 빨리 도착하는 것을 너무 잘 아는 둘이었다. 다크서클이 반쯤 내려온 타카미네와 나구모를 뒤로한 채 센고쿠는 벌써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경시청 특수부대는 신관에 있다. 나구모와 타카미네는 안전벨트를 풀고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휴대폰을 슬쩍 본 나구모는 더 커다랗게 한숨을 쉬었다.

8시 18분. 분명, 집에서 출발했을 때는 7시 55분이었다.

원래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50분이다.


“어지간히 밟았네.”


빠르게 신관으로 들어간 둘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센고쿠에게 합류하였다. 4층. 유일하게 구관이랑 연결된 곳이다. 4층에서 내려 왼쪽으로. 그리고 나오는 양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곳이,


“좋은 아침이오, 대장공! 신카이공!”


오늘도 젖어있네요, 신카이공은! 센고쿠는 웃으면서 들어섰다. 나구모와 타카미네는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는 한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출동이 아닌검까?”


팀 전원이 사복이었다. 정확히는, 옷을 갈아입지 않은 상태였다. 응? 고개를 갸웃하는 나구모와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던 타카미네는 리더, 모리사와 치아키를 바라보았다.


“리더?”

“모리사와 선배?”

“대장공?”

“우선, 좋은 아침이야. 오늘 오프인데도 긴급으로 부른 팀원들까지. 정말 미안해.”


무슨 일인건지 모리사와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평상시라면 ‘와하하! 좋은 아침이다 모두들!’이라고 외치며 이리저리 안부를 묻는 것이 1번인데. 왜인지 모르겠다. 신카이를 제외한 팀 전원이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누군가의 물음을 낸 목소리에 모리사와는 관자놀이를 엄지로 꾹 누르며 나직하게 목소리를 내었다. 몇 십 명이 있는데도 모리사와의 목소리 외엔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형사부 특수팀 쪽에서 연락이 왔어. 자신들이 어떤 ‘이’를 구금하고 있는데, 이자가 거래를 원한다고.”

“그래서요?”

“그런데 이자가 요구를 하나 한 게 있대. 그게 뭐냐면, 정보를 가진 자신과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지금 거대 쇼핑몰 쪽에 있다고 하는 거야.”

“…….”

“거기로 우리가 모시고 가야 한다고 그러더군.”

“하!”


고급 인력 막 써먹네요. 빈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구모는 인상을 찡그렸다. 얼마나 대단하신 양반이기에 비싼 인력 이렇게 쓰는 건지. 하. 타카미네의 인상은 왕창 구겨져 있었고, 센고쿠는 고개를 돌렸다.


“특히나 너희 셋에게 좀 부탁할게. 나구모, 타카미네, 센고쿠.”

시선이 셋에게 향한다. 실적 하나는 끗발 나는 셋.

“나와 신카이를 포함한 나머지는 다 같이 이 셋을 서브한다. 이번 건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 우리도 좋고 그들도 좋아.”

“그쪽도 움직임까?”

“물론. 우리들 중 반 이상이 먼저 가서 위장 잠입 및, 저격을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거다. 나와 신카이가 합류한 형사부 특수팀에서 이자를 데리고 들어서면 나머지 후발 주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플랜 A라고, 우선 들었어.”

“하.”

“잘 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그러더군. 죽이려고 하는 자들이 꽤 된다고 해.”

“……. 하. 차라리 죽고 싶어.”


타카미네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여 나구모의 어깨에 기대었다. 이게 뭐야. 되는 게 없네. 오늘의 촉이 안 좋은 건 사실이었다. 나구모는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한숨을 엷게 내쉬었다.


“타카미네에게도, 센고쿠에게도, 특히 나구모에게는 정말 미안하게 되었어.”


너희들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이 드물기에 하는 부탁이야. 다시 한 번 부탁한다. 셋은 입을 다물었다. 모리사와의 부탁을 거절할 만큼 셋은 매몰차지는 못하다. 명령도 아니고 부탁을.


“후-”


나구모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둘을 바라보았다. 센고쿠나, 타카미네나 자신과 같은 생각이라고 믿으며.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던 할 것이라면 해야지. 귀찮은 것은 사양인 타카미네도, 사람이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어려운 센고쿠도. 그리고 자신도.


“기본적인 동선 전체, 그리고 그 쇼핑몰 전체의 도면이 필요한 것 같은데.”

“하.”


이제야 마음이 놓인 건지 숨을 크게 내뱉은 모리사와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에 도면을 붙였다.


“자. 시작해볼까.”


무슨 첩보영화를 찍는 기분이 들었다. 나구모는 흘끗 타카미네와 센고쿠를 보았다. 어쩔 수 없지만 받은 임무는 끝내겠다는 표정이었다. 다행이다. 나중에 따로 사과해야지.


“접선장소는 3층의 쇼핑몰 뒤의 수족관, 안쪽의 창고라고 한다.”

“참.”

“길이 복잡하니 셋은 외워두는 게 좋을 거야.”


나머지들은 밖에서 위장업무를 한다. 타겟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히다카 호쿠토 팀장이 데리고 있을 테니 잘 알겠지? 모리사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커플도 좋고, 가족도 좋다. 형제, 친구 할 것 없이 연기해야 할 거야. 어색하면 바로바로 태클 걸 거니까. 그 말에 다들 우우 야유를 하면서도 피식피식 웃었다. 어두운 공기를 어색하게나마 걷어주었다.


“쿠도, 사사야, 나카무라, 카노는 맨 위층에서 저격을 맡아줘. 1층은 팀 레드, 2층은 팀 블루, 3층은 팀 옐로, 4층은 팀 블랙, 5층은 팀 그린이 맡는다.”

“라져.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계단까지.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움직여야해. 쇼핑몰 관계자에게 말은 해 두었다. 주중이어서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인명피해는 제로여야 해. 접선이 끝나면 빠르게 그들을 데리고 경시청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 잊지 말고.”

“네!”

“누구보다 지금 이 상황을 바라지 않았을 모두들. 특히 오프인데도 출동해준 넷, 정말 고맙고. 선두에 서줘서 고맙다, 셋.”


너무 듬직한 팀원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모리사와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 표정에 다들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리더, 겨우 그런 걸로 고맙다 그러면 나중에 술 한 잔!”

“회식은 회전초밥!”

“나베!!”

“고생은 우리 셋이 하는 거 아님까? 리더 저는 비싼 거 사랑함다!”

“하아. 게임센터 UFO털게 해주세요.”

“졸자는 뭘 요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으니, 양주가 좋소!”

“그래그래. 법인카드 한 세장 갈취해 오마!”

“야호!!!”


다들 급작스럽게 전력이 올랐다. 신카이는 웃으면서 팀의 지정 위치들과 동선을 설명해 주었다.


“『사복』이니만큼 다들 『부상』에 『주의』해주세요.”


이번에는 제압뿐 아니라 살상용 『실탄』까지 사용 『허가』가 떨어졌어요. 하지만 무의미한 『피해』가 일어나서는 안돼요. 『나쁜 아이』는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신카이의 커다란 눈에 다들 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카이의 말 안에는 날이 번뜩 서 있었다.


“신카이공. 오늘따라 무섭소…….”


센고쿠는 진땀을 흘리며 신카이를 진정시켰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드럽게 웃은 신카이는 주의를 다시 한 번하며 나머지 움직여야 하는 부분을 설명하였다. 모리사와는 셋을 따로 다른 방에 부른 뒤 조용하게 말했다.


“셋은 개별차량으로 움직일 거야.”

“팀 차량임까?”

“응. 셋은 두 대로 움직이면 돼.”

“왜 둘임까?”

“……. 혹시 몰라서.”


미묘한 표정이었다. 셋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알겠다고 하며 모리사와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미안해.”

“왜 그렇게 몇 번이고 사과하는 검까?”


나구모의 물음에 모리사와는 몇 번 입을 떼다 다물기를 반복하였다. 말하기를 주저하였다. 그리고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 꿈자리가 좀 많이 뒤숭숭했는데, 자꾸 너희가 밟혀서…….”

“저희 셋 다 용병 출신이에요.”

“졸자와 두 분 공은 괜찮을 거요. 대장공이 그러면 어찌하오.”

“모리사와 선배, 그런 표정은 별로 보고 싶지 않아서…….”

“리더. 저흰 정말 괜찮슴다. 먼저 나서겠다고 했으니까 걱정 마세요.”

“……. 그래.”


리더가 돼서, 이렇게 꼴사나운 면모라니. 모리사와 치아키, 사나이 실격인 것 같구나. 쓰게 웃은 모리사와에게 한걸음 다가간 셋은 양 손바닥을 쫙 펴 보여주었다.


“늘 잘 해주시는 거, 해주세요.”


타카미네의 말에 모리사와는 본인의 양 손을 들어 타카미네에게 가져다 대었다. 양손 하이파이브. 조용한 모리사와 버전. 그리고 차례로 센고쿠, 나구모에게 가져갔다.


“모두들 무사귀환하자.”

“물론임다!”

“마찬가지오!”

“당연한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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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쿠로 이야기가 없네여...

그리고 아직 둘은 만나려면 멀었네여....


하... 우츠다... 시니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