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st/外

나츠무)

0117 2016. 12. 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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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비록 난 혼자지만요.




눈이 오는 교정은 적막뿐이었다. 그도 그렇겠지.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츠무기는 손을 부지런히 놀렸다. 뜨개질에 익숙해졌으니 털실들을 다 쓸 때까지 목도리를 잔뜩 만들 것이다. 그래봤자 나츠메군, 그리고 소라를 위한 것 뿐이겠지. 시간이 괜찮다면 케이토에게도 만들어줘야겠다. 두툼하고 꼼꼼하게 짠 목도리라면 내년 봄이 올때까지 추위를 나기 거뜬하지 않을까.

츠무기의 안경을 지나, 창문을 지나- 펑펑 눈이 내리고 있는 유메노사키 학원 수예부실. 다행인건지 히터가 들어와서 추운 집보다는 낫네. 추위를 뚫고 학교에 온 보람이 있었다. 입김으로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추위가 엄청났었다. 폭설도 아닌데 무슨 기온이 어제보다 더 떨어져서 영하를 찍는건지.

실은 원래 학교는 열려있지 않았다. 일요일에 교정을 여는 곳이 어디있어. 담을 넘고 몰래 잠그지 않은 수예부실(1층이어서 다행이었다. 수예부 만세.)의 창문으로 넘어들어갔다. 수예부실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사람이 자신이어서 다행이다. 나머지 둘이 마지막으로 썼다면 아마도 창문까지 꼭꼭 잠갔겠지.


"아... 아하하..."


꼼꼼하게 짜고있던 목도리를 슬쩍 내려다보다 실없이 웃어버렸다.

이렇게 자신이 짜는것처럼 자신의 나머지 미래도 꼼꼼하게 잘 짜여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를 자신이 쓸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떤 만화처럼. 츠무기는 다시 손을 움직였다. 아직 나츠메군의 목도리가 다 짜여지지 않았다. 초록색과 노랑색의 털실이 이리저리 오가며 얽히고 짜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겠다. 어차피 상관은 없으니까. 집에는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수예부실에서 자면 너무 민폐려나. 츠무기는 뜨개바늘을 요리조리 움직여 목도리를 마무리 지었다.


"와-"


다됐다! 완성되었다는 성취감과 즐거움에 츠무기는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받으면서 분명 투덜거리겠지만, 아마 잘 두르고 다녀주지 않을까. 나츠메군, 추위 잘 타는 편인데. 걱정반 안도반으로 종이봉투에 목도리를 잘 접어 넣은 츠무기는 다시 구석에 앉아 따뜻한 바람을 쐬며 털실의 색을 골랐다. 소라군은 무슨 색이 좋을까. 맑은 겨울하늘같은 색이 괜찮을까. 색을 고민하고 있던 츠무기의 귀에 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라? 뭐지? 문쪽을 보았지만 문에서 들린 소리가 아닌데. 다시 똑똑- 노크소리는 창문쪽이었다. 읏샤아- 몸을 일으킨 츠무기는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


"-!"

"와아아아앗!"


놀래키려는 커다란 소리에 어깨를 움츠리며 비명을 지른 츠무기는 얼마나 놀란건지 팔을 허우적 거리다가 균형을 잃어 엉덩방아까지 찧었다. 으으- 아파라... 츠무기는 울상이 되어 몸을 일으키더니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어라- 예상 외의 인물이었음에도 츠무기의 울상이된 눈과는 대조적으로 입가에 웃음이 살짝 스몄다.


"무슨일이에요, 나츠메군-"


정말 놀랐다고요. 후후 웃은 츠무기는 손을 뻗었다. 자신의 손을 잡고 창문을 넘어오는 나츠메의 손은 굉장히 차가웠다. 추워서 귀 끝이 빨갛다. 얼른 히터 옆에 세워주었다.


"선배 여기 있을 줄 알았으니."

"음?"

"주말에 종종 이렇게 오는 거 알고 있."

"들켜버린건가요."


쿠누기 선생님께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츠무기는 멋쩍은 듯이 웃으면서 나츠메를 바라보았다. 나츠메는 히터 옆에서 추위를 날리며 츠무기를 보다 털실들을 본 건지 입을 열었다.


"뜨개질 해?"

"아, 네. 배웠어요.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어서."


츠무기는 웃으면서 털실상자에서 하늘색의 털실과 파랑색의 털실을 꺼내었다. 그러다 자신이 다 뜬, 나츠메에게 줄 목도리가 생각났는지 종이봉투에 손을 뻗었다. 바스락 하는 소리와 함께 츠무기의 손에 잡혔다.


"나츠메군."

"?"

"선물이에요."


크리스마스인데, 제가 주는 거 별로 안좋아하겠지만. 그래도 나츠메군- 생각보다 추운거 싫어하니까요. 종이봉투를 나츠메에게 내민 츠무기는 나츠메가 낚아채듯이 가져가는 걸 보며 웃었다. 마음에 들려나. 마음에 들려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목도리."

"제가 짰어요."

"그렇겠지. 저렇게 털실을 늘어놓고 있는걸 보."

"하하..."


나츠메는 바로 목도리를 꺼내어 목에 둘둘 감았다. 츠무기는 조그맣게 박수를 치며 잘 어울린다 말하고는 손을 뻗어 목도리의 매무새를 잘 잡아주었다.


"나츠메군, 마스크 하는것도 싫어하니까 이렇게 입가까지 가리고 다녀요."

"... 추운거 싫어하는 건 선배도 마찬가지 아?"

"뭐. 저에겐 여기가 있으니까요."


히터 빵빵한 수예부실, 그리고 히터가 한 세배는 더 빵빵한 도서실까지. 추운 것에 학을 떼면서 참... 나츠메는 미묘한 표정으로 츠무기를 바라보다 손을 뻗어 츠무기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야야야얏! 아파욧! 아파욧!"


꽤나 손에 힘을 준 건지 츠무기의 볼에 꼬집힌 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츠무기는 울상이 되어 양손으로 꼬집힌 볼을 감싸고 두걸음정도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래도 나츠메군- 잘 어울려요, 목도리."

"그렇겠."

"내일이면 소라의 목도리도 완성할 수 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츠무기는 뜨개바늘을 들어 보여주며 웃었다. 나츠메는 물끄럼 츠무기를 바라보았다. 정작 본인이 두를 목도리를 짜지도 않았다. 추위를 타는건 자신보다 선배가 더하지. 그런거 알면 본인의 것을 먼저 다 뜨란 말이다. 엷게 한숨을 쉰 나츠메는 창문쪽으로 가서 창문을 벌컥 열었다.


"나츠메군? 추워요."

"알."

"?"


나츠메가 창 밖으로 나가버리자 츠무기는 어? 하는 표정을 짓다 몸을 일으켜 창문쪽으로 왔다. 가려는건가? 그런 츠무기의 예상과는 다르게 츠무기의 얼굴 앞으로 상자가 디밀어졌다.


"에?"

"받. 다시 넘어가야 하니."


뭐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상자를 받았다. 약간 무게가 있었다. 케이크 같은데. 창문을 다시 넘어 온 나츠메는 손을 탁탁 털며 다시 히터로 걸어갔다.


"나츠메군? 이게 뭐에요?"

"보면 몰?"


케이크잖아, 케이. 시력이 더 낮아진거야 선? 뒷말은 퉁명스러웠지만 다정함을 숨겼다. 츠무기는 멍하니 케이크 상자를 보다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았다.


"근데 왜 이걸?"


나츠메는 츠무기의 물음에 대답 대신 목도리를 가리켰다. 아, 답례인건가요. 츠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는 케이크를 꺼내었다. 딸기쇼트케이크. 와- 맛있겠어요! 케이크 위에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던 종이봉투에는 플라스틱 칼과 포크가 함께 있었다.


"아, 초는 없네요."

"생일은 아니니."

"나츠메군도 와서 같이 먹어요. 접시가 없는게 흠이지만 그냥 포크로 먹으면 되니까요."


맛있게 먹을께요, 나츠메군. 츠무기는 포크 하나를 나츠메에게 내밀었다. 나츠메는 포크를 받으며 이미 케이크에 포옥 찔러넣고있는 츠무기의 포크를 보았다.

오늘 여기에 와 있을 줄도 알았고, 또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낼 줄도 알았다. 아오바 츠무기에게 크리스마스란 건 별 거 없다. 그저 쉬는 날. 이번에는 아주 운이 나쁜 쉬는 날.

바로 나온 케이크여서 약간 차게 해놔야 한다는 점원의 말에 케이크를 바깥에 뒀을 뿐이다. 목도리를 받은 어물쩡한 이유에 낑겨넣어 먹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나츠메는 딸기 하나를 입에 넣고 행복하다는 듯이 웃는 츠무기를 보며 포크를 들어 딸기를 쿡 찍었다. 




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혼자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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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어정쩡하지만...

라세디아님 복채입니다...(쭈그렁탱)